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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등포 통해서 등산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많은 분들의 후기만 보다가 기회가 되어 설악산 1박2일 다녀왔습니다. 

가입인사에서 말씀드린 한계령-대청봉-앙폭대피소 (1박)-소공원 코스에 대해서 "합리적인충동구ㅁㅐ"님과 "소걸음으로만리를"님께서 걱정을 해 주시고 저도 초보등산이라 힘들어 결국 중청대피소 1박으로 바꾸었는데 정말 여러모로 좋은 결정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주신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30분 버스를 탔는데 차가 막혀서 10시 정도에 등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계령휴게소는 더운 여름이지만 시원했고 경치도 참 좋더라고요! 후기로만 보던 한계령휴게소나 오색령 바위 인증샷 찍으며 즐거워 했는데, 곧 저에게 닥칠 시련이 있을줄이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등산은 2년에 한번 정도하는 완전 초보에 체력도 평균정도입니다. 그런 제가 설악산에 가고 싶다라는 마음 하나로 이번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계령삼거리까지는 십수년간 안쓰고 쌓아온 체력으로 올랐는데, 서북능선 중간 즈음에 양 허벅지가 아프고 앞에 놓인 바위길이 막막하여 진심 다시 내려갈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등포에 인사도 드리고 이번에 내려가면 다시는 설악산이나 등산을 할 자신이 없어질 것 같아 많이 다시 오르게 되었습니다. 한계령에서 한계를 체험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ㅠㅠ 옆에 초중생 아들딸과 오르는 가족도 있고 어르신들도 힘차게 오르는 모습을 보고 저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중청대피소까지 오르니 오후 4시가 되었습니다. 한계령에서 6시간이 걸린 셈 입니다. 그 체력으로 도저히 양폭대피소까지 갈 자신이 없어서 중청대피소에서 6시 반까지 대기해서 현장 접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접수전까지는 자리가 없으면 헬기타고 내려가야하나 싶으면서 엄청 걱정되고 긴장되었는데, 다행히 문가 자리를 얻어 짐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놓이고 다리도 풀리더라고요. 그렇게 지하 취사장에서 창가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라면을 끓여 먹는데 진심 군대에서 새벽 보초 후 먹는 라면보다 더 맛이 있었습니다!

 

대피소에서 소등과 함께 잠들어 새벽 4시 즈음 일출산행을 준비하는 다른 분들의 소리에 함께 일어났습니다. 어제의 피로로 저는 일출산행은 포기하고 대피소에서 일출을 보았습니다.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빨간 태양의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해를 직접 바라본 것도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일출을 보며 햇반 돌려먹고 커피도 한잔하니 힘이 나서 저도 대청봉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는 일출을 보고 오신 분들이 모두 내려가 한적하여 오래도록 주위 풍광을 보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대청봉 비석 옆에 있으니 어제 서북능선에서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라는 생각과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뿌듯함과 감동이 있었습니다. 자연이란것이 참 아름답고 위대하더라고요. 

 

다시 대피소에서 짐을 챙겨 희운각대피소로 향했습니다. 하산길은 탁 트인 시야와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어느순간 가파른 바위길이 나타났습니다.  나중에 다시 지도를 보니 검은색으로 표시된 매우어려운 코스였습니다. 어제 산행 이후 다리에 힘이 많지 않고 새벽이라 이슬이 맻혔는지 바위가 미끄러웠습니다. 그러다가 발이 미끄러져 가파른 경사에서 크게 넘어지게 되었습니다. 순간 아차하며 이렇게 넘어져서 다치면 어떻하지 가족들이 걱정할텐데 헬기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까 새벽이라 사람들도 않보이는데 어떻하지 이런 여러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다행히도 오르막에서 힘들게 하던 커다란 배낭 덕분에 엉덩이부터 머리까지 보호를 받았고, 스틱이 휘어지긴 했지만 손목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어제 중청에서 머무르지 않고 내려갔다면 더 크게 다쳤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정신이 번쩍 들고 천천히 하산하였습니다. 희운각 대피소부터는 참 좋았습니다. 계곡물 소리, 폭포소리, 새소리도 들리고 아름다운 풍광을 천천히 즐기면서 내려왔습니다. 물론 체력은 점점 바닥이 났지만 여기까지 (한번 크게 넘어지고도) 잘 버텨준 몸에 감사하며 오가는 분들과 인사하며 내려왔습니다. 

 

다시 이 산을 가게 된다면 중청대피소를 반드시 예약한 후 오후 5-6시까지 중청에 오른다는 생각으로 더 천천히 쉬면서 올라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산도 서두르지 말고 조심히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중간 쉼터에서 옆에 계신 어르신께서 산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더욱 공감이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왕초보인 제가 설악산을 갈 수 있도록 용기와 조언을 주신 등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지리산/소백산 등 다른 산에 가게 된다면 또 인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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